지원회화 - 라가르토×히스


C

라가르토 : 당신,
누군가한테 쫓기기라도 해?

히스 : !?

라가르토 : 그렇게 경계하고 그러면
피곤하잖아.
베른 용기사인가 본데...
혹시 탈주했냐?

히스 : 너... 누구야?
국왕이 보낸 밀정인가?
아니면, 그
【검은 송곳니】라는 놈들의...

라가르토 : 어이쿠, 오해하진 말라구.
확실히 내가 【검은 송곳니】...


[n]라가르토 : 큭!

히스 : 아니!? 어디로...

라가르토 : 여기 있지롱.

히스 : !?
이, 이 자식!

라가르토 : 자자자자자,
사이좋게 지내자고, 사이좋게.
나는 라가르토.
전 【검은 송곳니】지.
당신을 쫓는 녀석들과는
아무 관계도 없으니, 안심하셔.

히스 : ...용건이 뭐야.

라가르토 : 당신 말이야, 지켜보고 있자니
너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더라고.
우선 긴장부터 풀고
시작할까 싶어서.

히스 : 그, 그게 너하고 뭔 상관이야!

라가르토 : 아ー...
곤란하네.
나름 우호적으로 다가간 건데.


B

라가르토 : 안녕.

히스 : !

라가르토 : 이런 이런, 미움받고 있나 보네.
슬프다.

히스 : 너...
라가르토라고 했던가.

라가르토 : 오, 기억해 줬구나.

라가르토 : 하나 물어봐도 돼?
당신, 용기사인 것 같은데...
왜 이런 곳에 있어?

히스 : ...묻지 않아도
알고 있잖아?
나는 베른 기사단에서 도망친
탈주병이야.

라가르토 : 탈주병이라...
이유는?

히스 : ...글쎄다.
약탈을 했거나,
일반인을 학살했거나...
탈주병의 이유라고 해봤자
뻔하지 않겠어?

라가르토 : 흐음, 아닌 것 같은데.
네 눈은 탁해지지 않았어.
긍지를 갖고 있다고.
자신이 올바르다는 것을
확신하는 인간의 눈이야.

히스 : 너는...

라가르토 : 응?

히스 : 너는 왜 여기 있지?

라가르토 : 글쎄다,
얘기하면 길어질 것 같은데.
중요한 건 나도 당신처럼
조직에서 도망쳤다는 거 아닐까.

히스 : 【검은 송곳니】를...?

라가르토 : 그래.
나는 도망자,
당신은 탈주병.
제법 얘기가
잘 통할 것 같지 않아?

히스 : ...멋대로 얘기하지 마.


A

라가르토 : 여어, 히스.

히스 : 아직도 살아있었나.

라가르토 : 덕분에 말이지.

히스 : 라가르토.
저번에 말인데,
왜 나한테 접근한 거야?

라가르토 : 음ー...
하나는 뭐, 타산이겠지.
이 군에서 지내기에도,
나중에 【송곳니】에게 추격당할 때도,
대륙 최강인 베른 용기사단의 일원을
한 명 알고 지내면 손해볼 건 없을 테니까.
뭐, 너도 베른 기사단에게
추격당하는 입장인 줄은 몰랐지만.

히스 : 그러냐.
나는 조국에서 도망친 몸이다.
목에는 상금이 걸려 있지.
나 같은 게 곁에 있으면,
눈에 꽤 잘 띄게 될걸.

라가르토 : 하지만 그건
피차일반이지.
【송곳니】 내에도
나를 노리는 녀석이 꽤 많거든.
협력하지 않을래?
서로의 적에게 함께 대응하는 걸로.

히스 : ...내 적은 대륙 최강의 군대라고.
어떻게 계산해도
네 쪽이 손해야.
왜 나를 위해
그렇게까지 하는 거지?

라가르토 : 음? 글쎄다,
이게 세간에서 말하는 사랑이란 걸까.

라가르토 : 어어, 가지 마! 농담이야.
도망가지 않아도 된다고.

히스 : ......

라가르토 : 그거랑은 별개로
나는 네가 꽤 마음에 들거든.
조직에서 도망치더라도, 이상을
실현하려는 그 바보 같은 순진함이.
나는 그런 이상이
이미 날아간 지 오래니까...

히스 : ......

라가르토 : 뭐, 같은 도망자끼리의 의리라는 거지.
잘 지내 보자고.

히스 : 별난 놈이구나, 넌...